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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준의 교통돋보기]동선공개 감수한 시민 vs CCTV반대하는 코레일 노조
부산행 KTX 열차 객실 전경 2020.3.30/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김희준 기자 = 아사다 지로(?田次?)의 소설 '철도원'(鐵道員)은 궁벽한 시골에서 평생 철도역을 지키며 살아온 어느 역장의 이야기입니다. 가족보다 철도안전이란 사명감으로 우직하게 시골 역을 지키는 그에게 오래전 숨을 거뒀던 갓난쟁이 딸이 소녀의 모습으로 나타나 그의 삶을 위로하는, 그리고 그의 삶이 헛되지 않았음을 일깨우는 가슴 먹먹했던 소설입니다. 영화로도 제작돼 지금도 기차를 탈 때면 하얀 설국 위에 꿋꿋하게 수신호를 보내는 철도원의 장면들이 뭉클하게 생각납니다.

우리나라도 지금 한국철도(코레일)의 전신인 철도청이 있었습니다. 가끔 그 시절을 이야기하는 코레일 직원들을 만나면 그 당시 철도업무에 대한 사명감이 일본 소설의 묘사에 비할 바가 아닐 만큼 진지하고 멋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도 마찬가지 입니다. 매일 좁은 객실 복도를 오가며 승객의 안전을 세심하게 챙기는 철도직원의 손길이 있기에 안심하고 고속열차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최근엔 좌석이 꽉 찬 객실 승객을 다른 칸의 넉넉한 빈자리로 안내하는 승무원의 모습에 감동했습니다. 코로나19에 따른 불편함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한 배려이기 때문입니다.

명(明)이 있으면 암(暗)도 있는가 봅니다. 철도 기관실 이야기입니다. 우연히 기관실 CCTV 설치 문제를 논의하는 토론회에 참석하며 2가지에 놀랐습니다. 첫 번째는 사전 자료를 검색해보니 '철도 기관실 CCTV 설치' 논란이란 제목의 기사들이 2015년에도 있었다는 점입니다. 두 번째는 그런데도 코레일 노조는 수년째 인권침해를 이유로 기관실 CCTV '절대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타협 끝에 운전장치를 조작하는 손끝만 비추는 CCTV를 설치하자는 데도요.

버스는 승객이 기사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살필 수 있는 구조입니다. 그런데도 운전석을 가감 없이 비추는 CCTV를 달았습니다. 대형사고 우려가 높은 승객의 안전을 위해서요. 버스보다 수십 배 많은 승객을 실어나르는 철도입니다. 굳이 크고 작은 철도사고를 언급하지 않아도 손끝이라도 비추자는 타협안조차 거부하는 코레일 노조의 입장은 승객의 안전이 이를 책임질 기관사의 '인권'보다 가볍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코로나19에 파생되는 피해를 막기 위해 동선이 공개되는 것을 상당한 불편함 속에서도 감수하는 국민들이 있어 더욱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글쎄요. 솔직히 철도원의 사명감을 기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열차를 이용하는 승객이, 그리고 시민들이 인권침해를 근거로 기관실 내 CCTV를 수년째 거부하는 코레일 노조의 마음 씀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생각해 볼 일입니다.

 

 

 

© 뉴스1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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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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