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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하나 차이로 수억원 오르락내리락…아파트 옥석가리기 본격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서울 송파구 잠실과 강남구 삼성동, 대치동 일대 모습.©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가 복잡해지고, 실거주 요건이 강화하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도곡동 인기 단지인 도곡렉슬 전용면적 114㎡ 주택형이 지난달 26일 31억원(21층)에 거래된 것이 최근 공개됐다. 지난해 최고가(29억5000만원)보다 무려 1억5000만원 비싸게 팔리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전용면적 134㎡도 지난해 고점(32억2000만원)보다 1억3000만원 오른 33억5000만원(7층)에 팔려 신고가를 다시 썼다.

도곡동은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지정된 대치동과 맞붙은 '옆 동네'지만 이번 거래허가제에선 제외돼, 수요자들에게 대체 투자처로 인식되면서 집값이 오르고 있다.

정부는 6·17 부동산대책을 통해 강남구 대치동·삼성동·청담동, 송파구 잠실동 전역(총 14.4㎢)을 지난달 23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이들 지역에서 대지지분 면적 18㎡가 넘는 주택을 구입하려면 지방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고,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 사실상 전세를 낀 갭투자가 원천 봉쇄됐다.

반면 토지거래허가제에 묶인 대치동은 매수세가 사라지면서 호가가 떨어진 단지가 나타나고 있다. 도곡렉슬과 선릉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대치아이파크에선 최근 전용 119㎡가 31억원에 급매물로 나왔다. 해당 주택형은 6·17 대책 직전 32억원에 거래된 뒤 호가가 33억원까지 뛰었으나, 거래허가제 시행 이후 매수세가 꺾이면서 하락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36억원에 최고가 거래된 뒤 37억 이상까지 올랐던 전용 149㎡도 최근 34억원에 매물이 나왔다.

대치동 A공인 관계자는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 동네지만, 대치동은 이제 전세 없이 전액 현금을 마련해야 하고, 지자체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어 당분간 거래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모습. © News1


이번 규제로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간에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강남구 대표 재건축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는 대책 전보다 1억원 이상 떨어진 20억원 후반에서 21억원에도 매물이 나오지만, 거래가 쉽지 않다. 해당 주택형은 대책 전 21억6000만원까지 실거래되며 호가가 22억원 이상으로 올랐었다.

은마는 6·17 대책에서 재건축 실거주 의무 규제 영향권에 포함되면서 집값이 떨어졌다. 정부는 서울 등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재건축의 경우 2년 이상 거주해야만 새 아파트 분양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올해 말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 이후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는 단지부터 거주의무 강화를 적용할 계획이다. 은마는 연내 조합 설립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더해 대치동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거래 관망세가 더욱더 짙어지고 있다.

은마와 함께 강남 재건축 시세 바로미터로 꼽히는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대책 전 막차수요가 몰리며 호가가 오른 뒤 현재도 오른 호가를 대체로 유지하고 있다. 잠실5단지는 이미 조합설립을 마쳐 이번 재건축 거주의무 규제에선 제외됐기 때문이다. 다만 잠실동이 거래허가구역에 포함돼 이후 거래는 없는 상태다.

인근 재건축인 신천동 잠실장미아파트는 대책 이후 오히려 호가가 1억~2억원 뛰었다. 잠실장미는 행정동상 잠실이지만 법정동으론 신천동이어서 토지거래허가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올해 초 조합설립인가를 받아 재건축 실거주 규제도 피했다. 장미 전용 82㎡는 대책 전 호가가 17억 중후반대였으나, 현재 19억원까지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달부터 서울 등 규제지역의 갭투자 대출 규제도 강화되는 만큼 곳곳에서 미래가치를 염두에 둔 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7월1일부터 규제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경우 6개월 이내에 입주해야 한다. 입주하지 않으면 대출금을 바로 갚아야 하고, 향후 3년간 대출이 제한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같은 서울 내에서도 지역별, 단지별로 규제가 세분화하면서 인근 지역이라도 집값이 다르게 움직이는 경우가 발생해 시장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며 "실거주 요건이 갈수록 강화하면서 '똘똘한 한 채'를 선점하기 위한 옥석 가리기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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