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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하면 진짜 소상공인 살아나나요?"…국회 문 열자 쏟아진 유통업 규제
대형마트에 정기휴일 안내가 붙어있다. /뉴스1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강성규 기자,최동현 기자 = 유통산업발전법(유산법)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21대 국회가 문을 연 지 두 달여 만에 9개 개정안이 발의됐다.

개정안의 골자는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속이 탈 수밖에 없다.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침체와 온라인 쇼핑몰과의 경쟁 만으로도 벅찬 상황이라고 하소연한다.

◇"규제, 규제, 규제"…누더기 된 유통산업발전법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지난 28일 전체 회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지난 5월 말 문을 연 21대 국회에 발의된 유통산업법 개정안은 2개월여 만에 9건이나 됐다. 대부분 백화점과 대형마트, 복합쇼핑몰 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이다.

실제 이동주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서는 대형마트뿐 아니라 복합쇼핑몰과 같은 대규모 점포에 대한 입지 및 영업 제한 등의 규제를 담았다. 또 백화점과 면세점을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 대상에 포함하고, 추석과 설날은 반드시 의무휴업일로 지정하는 것을 제안했다.

대형유통기업으로부터 상품을 공급받는 상품공급점이나, 준대규모점포 역시 영업시간 제한 등의 법적규제가 필요하다고 봤다.

이 의원은 "최근 복합쇼핑몰과 같은 초대형 유통매장의 진출 확대로 골목상권과 영세상인의 위기가 가속화하고 있다"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홍익표 의원도 "대형 유통기업들의 복합쇼핑몰 진출 확대로 지역 상권 붕괴가 가속화되고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며 대규모점포 등의 입지를 사전에 검토해 등록을 제한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복합쇼핑몰을 영업제한 대상에 포함하고, 대규모 점포 등의 등록을 제한할 수 있는 전통상업보존구역을 전통시장 또는 상점가 등 기존 상권이 형성된 지역인 상업보호구역으로 확대 개편하는 내용도 건의했다.

김정호 의원 발의안에는 대기업 대규모 점포 등의 확대를 방지하기 위해 출점을 더욱 강력히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행법의 주무부처를 산업자원통상부에서 중소벤처기업부로 변경하고 관련된 사무를 이관하며, 대규모 점포 등의 개설을 위해 필요한 행정절차를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변경하도록 개정안을 냈다.

이주환 의원은 전통상업보존구역에 준대규모점포를 개설을 위해 내야 하는 지역협력계획서에 지역 중소유통기업과의 상생협력, 지역 고용 활성화 등의 사항을 포함하고 이행실적을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어기구 의원은 현행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를 '유통업상생발전심의회'로 바꾸고, 지역협력계획서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것을 주장했다.

이외에 이장섭 의원과 김경만 의원, 박홍근 의원 등도 유통 규제 강화와 관련한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종배 의원만 유통산업 규제를 완화하는 개정안을 냈다.

 

 

 

© News1 DB

 


◇ "안 그래도 힘든데"…규제에 유통가는 '패닉'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본 유통업체들은 '패닉'에 빠졌다. 코로나19와 소비침체로 안 그래도 어려운 상황에서 개정안이 통과되면 영업을 하지 말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하소연이다.

실제 유통업체들의 최근 실적은 참담한 수준이다. 롯데쇼핑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6% 줄어든 521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도 영업이익(연결 기준)이 1분기 97% 줄어든 32억8700만원에 그쳤고, 이마트는 34.8% 감소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 역시 80.2% 영업이익이 줄었다.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유통업체들은 강도 높은 '다운사이징'(Downsizing)에 나섰다. 롯데쇼핑은 백화점과 마트·슈퍼·롭스 등 비효율 오프라인 점포 200여개를 정리하기로 했다. 전체 오프라인 매장 10곳 중 3곳을 줄이는 셈이다.

홈플러스는 안산점에 이어 대전탄방점 매각을 확정했다. 추가 매각도 진행 중이다. 이마트도 점포 매각을 통해 자산을 유동화하고, 현대백화점그룹은 케이블TV인 HCN의 매각을 진행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유통업체들은 충분히 힘들다"며 "유통산업발전법은 아닌 유통산업규제법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백화점과 대형마트들이 문 닫으면 그 피해는 종사자와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법이 한쪽으로만 치우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 규제 강화로 대형마트가 문 닫을 경우 피해가 적지 않다. 관련 종사자들이 일을 그만둬야 하고, 협력사와 납품업체들은 판매처가 사라지게 된다. 소비자들도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더욱이 의무휴업 등 규제가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는 상황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가 지난 2017년 국회에서 신한카드 빅데이터를 토대로 발표한 '대형 마트 규제에 대한 효과 분석' 자료에 따르면 대형마트·SSM의 매출과 인근 골목상권의 매출은 연동됐다. 대형마트 집객효과로 인근 상권 매출도 늘어난 것.

일부에서는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보다는 중소상인들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관계자는 "산업이 망가지는 것은 한순간"이라며 "지금이 규제가 필요한 시긴지 고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중소상공인들의 경쟁력을 길러야지, 대형 유통업체들을 쫀다고 될 일이 아니다"며 "산업 발전을 막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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